내년에 큰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40대 중반 배나온 아저씨를 아내는 늘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봐줍니다. 가끔 어쩌면 열살 무렵에 헤어진 우리 엄마보다 당신이 날 더 챙겨주고 사랑해주는 것 같다고 농담처럼 얘기해도 아내는 딱히 부인하지 않더군요. 사실 부모님을 일찍 잃고 홀로 살아온 저나 부모님은 계셨지만 정서적 학대 속에 지극히 비혼주의자가된 아내가 결혼이라는 약간 모순이 있는 제도 속에서 이리 별탈없이 서로를 보듬고 살아가게 될거라곤 솔직히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런 결핍을 채우려 서로가 더 조심하고 노력하다보니 그 시간이라는 것 위에 믿음이 쌓이고 더 단단해진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알뜰살뜰한 아내 덕분에 새벽 이슬을 맞고 나서는 출근길도 그리 외롭지가 않고 업무중 필연적으로 만나는 스트레스도 아내와 자식들 생각하면 그럭저럭 버틸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 주변의 자의던 타의던 비혼주의자들에게 결혼 하라고 강요하진 않습니다. 각자의 삶에 대한 결정과 계획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말보단 행동으로 삶을 증명하다보면 그 어떤 미사여구보단 그게 더 진실되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당직근무라 출근하는데 아침에 아내가 싸준 도시락 보면서 한번 끄적여봤습니다. 가독성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